지금 이 순간, 고양고속차량지부는 같은 철도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이번 성과급 정상화 투쟁은 어느 한 노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싸움은 과거의 책임을 따지기 위한 싸움도 아닙니다. 정부가 스스로 약속한 합의를 뒤집고, 노동자를 기만한 현재의 문제에 대한 대응입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지난 12월 11일, 총파업 돌입을 눈앞에 두고 정부의 공식적인 약속을 전제로 파업을 유보했습니다. “성과급 지급 기준을 정상화하겠다”는 정부의 확인과 절차적 보장을 믿고, 현장은 멈췄습니다. 이는 노동자가 정부에 준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그 직후 벌어진 일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상정 안건으로 ‘100% 정상화’가 아닌 기본급 90% 기준의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해석 차이나 행정적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약속을 전제로 파업을 유보시킨 뒤 그 약속의 내용을 축소·변경한 행위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만큼은, 우리 모두가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합니다. 이번 사안은 어느 노조가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12월 11일, 정부가 약속했고
그 약속을 기획재정부가 뒤집었다는 사실.
이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입니다.
그럼에도 일부 현장과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번 사안의 본질과 무관한 해석이나 논의가 다시 언급되며 문제의 초점이 흐려지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정부가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현재의 사실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오늘의 기만과 약속 파기를 덮어주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고양고속차량지부는 묻고 싶습니다. 같은 철도 노동자로서, 정부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약속을 뒤집는 상황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
이번 성과급 정상화는 특정 직급이나 직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관사이든, 차량이든, 시설이든, 승무이든, 직급과 고용형태를 가리지 않고 모든 철도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지금 90%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 기준은 다시 모든 노동자에게 “정상”으로 굳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요청합니다.
총파업에 함께할 수 있다면, 함께해 주십시오.
현장 여건상 참여가 어렵다면, 응원해 주십시오. 공감해 주십시오.
그리고 최소한, 정부의 약속 파기를 규탄하는 공동의 목소리를 내주십시오.
이번 싸움은 힘의 과시가 아닙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최소한의 원칙을 지키자는 요구입니다. 정부가 노동자를 상대로 한 약속을 이렇게 쉽게 뒤집는 선례를 남긴다면, 그 피해는 결국 모든 노동자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고양고속차량지부는 믿고 싶습니다. 이번만큼은 철도 현장의 모든 노동자들이, 노조의 이름을 떠나 같은 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이 기만에 함께 분노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약속을 어긴 것은 노동자가 아닙니다.
책임을 져야 할 곳은 분명합니다.
2025년 12월 19일
전국철도노동조합 고양고속차량지부
쟁의대책위원장 김숭식